산과 들에 온통 꽃 잔치, 행락 차량이 봄 길 따라 가득하다. 가족, 동창회, 소모임 어디든지 사람들의 봄 잔치가 흥겹다. 간혹 도로에는 위험한 질주도 있고 반주 한·두잔의 음주운전도 있을 것이고 추돌사고도 발생한다. 안전 하려면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조심해야 한다. 작년 전북 어느 곳에서 74세 노인이 몰던 차에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얼마 전 경기도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77세 어르신이 몰던 승합차가 지역 아동센터를 들이받았다. 아동 4명이 다치고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똑같이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며 고령운전자 자동차 추돌사고는 2020년 3435건에서 작년 5142건으로 50% 급증했다. 전체 교통사고는 매년 감소하는데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매년 9%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운동신경과 반사신경, 동체시력 등 인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운전하는 차 안에서 심장마비나 졸도, 인지나 판단 착오, 조작 착오 등 여러 장애 요인이 증가하고 특히, 매년 증가하는 전기차는 순간 가속이 월등해서 페달 조작 착오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 원 지급 등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최근 보험사의 설문조사 결과에는 면허증 반납 의사는 23%에 불과하다. 46%의 어르신은 반납 의사가 없고 31%는 아직 모른다고 한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전체 운전자 22만 명 중 9만5000여 명이 65세 이상 운전자이고 80대 택시기사는 1823명, 최고령 운전자는 92세라고 한다. 고령운전자는 경험이 뛰어날 것이니 안전하다고 하지만 승객 입장은 어떨까? 지방 소도시에는 간혹 천원이나 백원 택시를 시범 운영하거나 콜버스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급속한 인구감소에 적은 재원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다. 어르신들의 이동권도 보장해야 하고 운전면허를 사회적 소속감이나 자존감으로 생각하는 어르신의 면허를 무조건 반납시키거나 규제할 수도 없을 것이다.
내년에는 고령 운전자 500만 명 시대, 자가용이나 생계를 위한 택시 등 많은 사업용차량도 고령 운전자가 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마땅한 대안 마련이 어렵다고 한다. 일본은 20년 전부터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착각하지 않도록 서포트카 장착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하고 한정 면허 제도를 시행한다. 뉴질랜드는 80세가 되면 면허가 자동 말소되고 면허 취득을 원하면 2년마다 까다로운 취득시험을 본다. 미국, 독일 등은 각 주 정부마다 조건부 면허제가 일반적이다. 최근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에 지방자치단체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어르신이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모두 10만 원을 답례로 준다. 서울 동작구는 시에서 지원하는 10만 원과 24만 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어르신 누구나 운전면허 반납 후 선불형 교통카드를 받을 수 있다. 충북 옥천은 30만 원 상당 상품권, 전남 구례는 50만 원 지역화폐를 답례로 주는 등 면허 반납 어르신의 혜택을 늘리고 있다. 또한 고령 운전자 차량에는 실버 마크를 부착하고 차량 보행자 경보 장치, 브레이크 페달 오작동 방지 서포트 기능추가, 비상 자동 제동장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밀려오는 초 고령 사회에 국가와 사회는 모든 분야를 대비해야겠지만 고령 운전자의 운전이 무한정 개인의 선택이라면 사회 전반에 위험과 불안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계속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에 10만 원 답례는 너무 적은 액수이고 70, 80, 90대 나이에 따라 운전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에 연령 별로 차등 금액으로 보상하고, 노인 빈곤도 심각한 만큼 면허 반납 보상금을 최소 100만 원 이상은 보상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제 고령자 전용 차량 개발, 실버존과 실버마크 생활화, 실질적인 면허 반납 유도정책, 노인의 이동권 보장 등 고령운전자 안전에 심도 있는 정책적 논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금강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
|